1. 유동성의 개념
❖ 유동성은 자산을 가치의 손실 없이 얼마나 쉽고 빨리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 예를 들어 투자 대상을 선택할 때 그 대상을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바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데 이 정도를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 유동성은 크게 보면 자산의 유동성과 경제주체의 유동성으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요.
❖ 먼저 자산의 유동성은 화폐의 유동성과 금융자산의 유동성으로 나누게 됩니다.
▪ 화폐는 일반적인 교환수단이므로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입니다. 그 다음으로 수표와 같은 요구불예금이나 정기예금과 같은 저축성예금 순서로 유동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반면 금융자산은 상대적으로 현금화하는 데 있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유동성은 낮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유동성은 자산의 유동성과 경제주체의 유동성으로 구분하고 자산의 유동성은 다시 화폐의 유동성과 화폐를 제외한 자산의 유동성으로 나뉩니다.
❖ 화폐의 유동성은 화폐가 다른 재화나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을 말합니다.
▪ 화폐는 유동성이 가장 높고 모든 유동성은 화폐의 유동성을 기초로 하여 이뤄져 유동성이라는 개념이 화폐와 동의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 화폐 이외의 자산은 일단 화폐로 전환된 후 다른 재화나 서비스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를 일반적으로 자산의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 자산의 유동성은 경제나 금융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경제가 호황이고 금융환경이 우호적일 때는 자산의 유동성이 높지만 경제가 위축되고 금융환경이 위축될 때는 자산의 유동성이 낮습니다.
❖ 가계나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채무를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을 경제주체의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 기업의 유동성은 채무지불이나 변제시기에 맞춰 현금을 비롯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 기업이 과도하게 현금을 축적해 유동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자본을 유용하게 활용하지 못해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반면 유동성이 충분하지 못하면 경영 과정에 큰 장애를 가져와 지급불능이나 파산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유동성은 항상 시장 상황에 맞게 유지돼야 합니다.
❖ 자산의 유동성과 경제주체의 유동성을 통틀어 보면 결국 시중에 모든 자산을 현금화했을 때 나오는 현금의 양, 즉 시장 전반적으로 풀려 있는 돈의 양이 유동성을 의미합니다.
▪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은 곧 시중에 풀린 현금이 풍부해 언제든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유동성이 위축된다, 축소된다는 뜻은 시중에 풀린 현금이 줄어들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2. 유동성 측정 지표
❖ 한국은행에서는 통화지표를 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 역시 유동성 지표를 통해 유동성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 통화량의 개념에 들어가는 협의통화와 광의통화를 살펴보겠습니다.
❖ M1이라고 불리는 협의통화는 화폐의 지급결제수단으로서 기능을 중시했습니다.
▪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에다가 예금취급기관의 예금 등을 합친 것입니다. 우리가 은행에 가서 드는 예금이나 적금보다 카드 결제를 하거나 계좌이체를 할 때 사용하는 월급계좌가 대부분 결제성 예금입니다.
❖ M2(광의통화)는 M1보다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입니다.
▪ M1에다가 각종 금융상품이 더해지는데 이때 만기가 2년 미만이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은행의 예금과 적금 등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결제성 예금보다는 떨어지지만 약간의 이자소득만 포기하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 통화지표보다 포괄범위가 넓은 유동성지표로 Lf(금융기관유동성)와 L(광의유동성)이 있습니다.
❖ 금융기관유동성(Lf)은 M2에 2년 이상의 금융상품이 포함되는데 이때는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이나 증권금융회사의 예수금 등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상품까지 포함된 것입니다.
❖ 광의유동성(L)은 모든 금융자산들을 아울러서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유동성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Lf에 기업 및 정부 등이 발행하는 기업어음과 회사채, 국공채 등 유가증권이 포함됩니다.
❖ 우리나라 통화량을 한번 비교해보겠습니다.
❖ 실제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M1은 1,500조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2년 미만의 금융상품과 금융기관 기타 예수금, 그리고 모든 유동성상품을 합치면 그 규모는 6,000조원이 넘어갑니다.
❖ 우리가 흔히 돈이라고 느끼는 화폐의 경우 실제로 빙산의 일각이며 시중 유동성은 다른 금융상품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명목 GDP가 2,000조원이 약간 넘는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돈이 시중에 풀린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3. 유동성 창출 주체
❖ 정부와 중앙은행 등 공공 부문이 1차적인 유동성 공급 주체가 됩니다.
▪ 명목상으로는 중앙은행만이 화폐의 독점적 발행(발권력)을 지니고 있어 정부 또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정부는 정부지출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바로 재난지원금입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통해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고 이는 시중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보통 세금을 징수해 필요한 재원을 만들어냅니다. 그럼 세금은 누구한테 거두는 걸까요? 가계나 기업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지출은 기간을 길게 보면 유동성 투입 효과가 상쇄됩니다. 언젠가 이 돈은 민간으로부터 더 거둬들인다는 거죠.
❖ 중앙은행은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양적완화를 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매입하면서 그 돈을 금융기관에게 지급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정부와 중앙은행이 초기 유동성을 민간에게 공급해줍니다.
❖ 민간부문은 신용창출을 통해 최종 시중 유동성의 양을 결정합니다.
4. 공공 부문 유동성 창출 주체
❖ 먼저, 정부입니다.
▪ 정부의 지출 확대는 민간의 예금 증가 등 민간 부문의 유통 통화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거두거나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해야 합니다. 세수 대상은 민간이 되겠죠. 이에 민간 부문에서 정부 세수가 늘어난 만큼 유동성을 회수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 정부의 재정수지(재정수입–재정지출)가 흑자가 될 때, 즉 세수가 지출보다 많을 때는 민간의 순융자는 마이너스(-)가 됩니다. 민간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야 된다는 거죠. 반면 재정수지가 적자가 될 때, 즉 세수보다 지출이 많을 때는 민간의 순융자는 플러스(+)가 됩니다. 이렇게 반대의 관계를 갖는 이유는 정부와 민간의 자금 관계가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정부가 돈이 부족할 때는 민간으로부터, 민간이 돈이 부족할 때는 정부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다음으로 중앙은행을 살펴보겠습니다.
▪ 금융위기 이전까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도구에는 양적완화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양적완화를 간단히 설명하면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채나 MBS와 같은 금융상품을 중앙은행이 사주고 이에 대한 대금, 현금을 금융기관에 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금융기관이 보유한 금융상품은 줄어들고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겠죠. 연준은 이렇게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발권력, 즉 신규 화폐 발행을 통해 마련합니다.
❖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 규모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8조달러를 상회하게 됐습니다. 8조달러, 즉 8,000조원이 신규로 풀리면 막대한 자금이 시중에 풀린 것처럼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시중에는 유동성 확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 유동성 창출이 제한된 이유
▪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현금을 또 다시 중앙은행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연준의 부채 계정에서 예치금의 증가입니다. 일반적으로 예치금은 지급준비금을 의미합니다. 금융기관이 받은 예금을 모두 돈을 빌려줄 경우 갑작스레 예금을 찾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으니 이를 법적으로 일정 부분은 중앙은행에다가 보관해야 합니다.
▪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돈을 중앙은행에다가 맡겼습니다.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줄 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된 영향도 있습니다. 위험성 자산에 대한 비중을 과거에 비해 높게 유지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하나의 수단이나 금융기관이 이를 시중에 재투자하거나 대출해주기보다 중앙은행에 맡기면서 돈이 시중은행과 중앙은행 사이에서만 돌고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5. 민간 신용을 통해 창출되는 유동성
❖ 공공이 1차적으로 민간에 자금을 공급해주면 민간은 대부분 이 돈을 금융기관에 예금하거나 금융상품에 투자하게 됩니다. 이렇게 민간 자금으로 유입된 돈들을 각 경제주체들이 활용하게 됩니다.
❖ 금융기관은 필요 지급준비금(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맡겨야 하는 돈)을 제외한 나머지를 다시 민간에 대출하거나 투자하게 됩니다. 이렇게 유입된 돈들은 돌고 돌아 금융기관에 재유입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실제로 공공 부문이 공급한 통화를 의미하는 본원통화의 몇 배에 해당하는 파생 통화가 시중에 공급되게 됩니다.
❖ 미국과 유로존, 중국의 민간신용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로존은 GDP 대비 150%, 중국은 20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신용 창출을 통해 유동성이 결정되는 부분이 많다는 거죠.
❖ 신용 창출에 따른 파생 통화가 공급되는 메커니즘을 도식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신용 창출은 은행이 대부(돈을 빌려주는 것)에 의해서 그 당초의 예금액의 몇 배 이상으로 예금통화를 창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은행은 본원적 예금이 들어오면 일정 비율의 지불준비금을 남기고 그 나머지를 대출하게 됩니다. #3 그리고 이 대출금이 다시 예금으로 들어오면서 지불 준비만 남겨지고 대출됩니다. 이와 같은 관계를 표시하면 전체 통화량은 본원통화량을 지급준비율로 나눈 값과 같습니다.
❖ 신용창출로 늘어난 화폐는 전체 통화량과 본원통화 간 차이를 뺀 신용화폐가 됩니다.
❖ 100원을 예금하고, 은행이 90원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주면 통화량은 190원이 됩니다.
▪ 100원 중 90원을 빌려줬으니 은행에는 10원만 남아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통장엔 100원이 찍혀있고 돈을 빌린 사람 속에는 90원이 있는 거죠. 시장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190원이 됩니다.
▪ 통장에 100원이 있는 사람은 돈을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90원을 빌린 사람도 90원을 언제든지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장에 실제로는 100원밖에 없지만 190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 그런데 이 90원도 은행에다가 재차 맡길 경우 은행은 90원에서 9원을 제외한 81원을 또다시 빌려줄 수 있습니다.
▪ 이렇게 무한정 예금이 창출되기 때문에 간단한 수식으로 쓰면 전체 통화량이 본원통화량을 지급준비율로 나눈 값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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